우라늄 농축 간단 설명

위의 1번 그림이 천연상태로 얻을 수 있는 우라늄 원석입니다.

이 우라늄 원석을 정제하면 2번 그림과 같이 노란 가루를 얻을 수 있는데 속칭 yellow cake라고 부릅니다.

천연 우라늄은 우라늄-235 와 우라늄-238 두 가지 물질로 이루어져있는데 이 둘은 질량 비율이 235 대 238 인 것만 다르고 화학적 성질은 같은 동위원소입니다.

'천연 우라늄'은 우라늄-235가 0.7% 의 비율로, 우라늄-238이 99.3% 의 비율로 이루어져있습니다.

핵분열을 일으키는 것은 U-238 이 아니라 U-235이고, 0.7%의 U-235 농도를 90% 이상까지 농축시킨 것을 '고농축 우라늄'입니다.

위의 그림에서 3번처럼 보이는게 '고농축 우라늄'입니다.

(많이 착각하는 것 중에 하나가 모든 핵물질은 방사능이 강하다고 생각하는데, 방사능을 내뿜는 것은 핵반응으로 일어난 부산물, 예를 들면 세슘, 요오드, 스트론튬 등 이지, 핵물질 자체는 상당히 안정한 편입니다. 우라늄-235 의 반감기가 수십만 년인데 비해 세슘, 요오드는 몇 주 단위입니다. 따라서 천연 우라늄이나 고농축 우라늄 그 자체로는 큰 방사능을 가지지 않고 취급할 수 있습니다.)

핵폭탄을 만드는 데 있어 가장 핵심은 우라늄을 농축하는 일입니다.

우선 핵무기 제조 과정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출처 : 과학기술정책연구원

핵무기의 종류는 크게 두가지가 존재합니다.

1) 플루토늄 원자탄

2) 우라늄 원자탄

둘의 차이는 당연하게, 플루토늄 원자탄은 플루토늄의 핵분열을 이용하고 우라늄 원자탄은 우라늄의 원자탄을 이용합니다.

파괴력을 발생시키는 원리는 둘 모두 핵물질에 중성자를 쬐어서 발생하는 급속도의 연쇄반응이지만, 

플루토늄/우라늄을 얻는 과정은 조금 다릅니다.

간단히 말하면 플루토늄은 '원자로에서 쓰고 남은 찌꺼기' 에서 플루토늄만 걸러내서 얻고

우라늄은 '천연 우라늄 자체에서 U-235만 분리'해서 얻습니다.

원자로는 핵무기와 달리 전기를 생산하는 목적으로 가동되기 때문에, U-235의 비율이 3~5% 정도로 비교적 적게 농축된 저농축 우라늄을 사용합니다.

그런데 이 저농축 우라늄을 태우고 난 폐연료봉에는 핵변환으로 발생된 상당한 양의 플루토늄이 들어있습니다.

이 폐연료봉을 녹여서 화학/물리적 방법으로 플루토늄만 걸러내서 농축하면 그게 바로 플루토늄 핵무기입니다.

플루토늄을 따로 추출하는 과정을 '사용후 재처리'라고 하는데, 이게 위의 방법처럼 핵무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미국, 프랑스, 일본, 러시아 등등 선진국 및 핵무기 보유국 몇개를 제외하고는 전세계에서 현재 금지되어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으로 인해 내년부터 우리나라도 재처리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플루토늄 핵무기의 장점은 원자로에서 쓰고 남은 연료봉만 있으면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만들기가 매우 쉽습니다.

북한에서 처음 개발한 핵무기도 바로 영변 원자로의 연료봉에서 얻은 플루토늄 핵무기였습니다.

하지만 원자로가 없으면 일단 아예 만들지를 못하고, 폐연료봉을 녹이는 과정에서 상당한 양의 방사능 물질이 방출되기 때문에 국제 사회에 쉽게 걸린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에 비해 우라늄 핵무기는 어떨까? 우라늄은 원자로가 전혀 필요없습니다.

그저, 천연 우라늄과 이 천연 우라늄에서 U-235와 U-238을 분리할 기계/시설 만 있으면 됩니다.

하지만 이 U-235와 U-238을 분리하는 기술이 매우 고난이도에 상당한 전력을 필요합니다.

U-235와 U-238을 분리하는 방법은 크게 4가지 입니다.

1) 원심분리법

2) 가스확산법

3) 전자법

4) 레이저농축법

위 그림이 U-235와 U-238 의 차이를 보여줍니다.

차이는 U-235가 가볍고 U-238이 조금 더 무겁다는 것 입니다.

질량 차이가 238 : 235 밖에 나지 않습니다. 겨우 1.27% 차이입니다.

이 1.27% 차이나는 물질을 분리하는 방법 중 가장 구식의 방법이 원심분리법입니다.

위의 기계가 바로 원심분리기입니다.

물질을 기계 안에 넣고 뱅글뱅글 흔들어 주면 가벼운 물질은 안쪽에, 무거운 물질은 바깥쪽으로 이동하는 성질을 이용합니다.

우라늄을 분리하는 과정에서는, 우라늄을 기체 상태로 만들어 원심분리를 이용하여 U-235를 분리합니다.

하지만 이 방법은 고농도의 U-235을 얻기까지 시간이 매우 오래걸릴 뿐만 아니라, 1kg 의 U-235 을 얻기 위해 1000톤 가량의 천연 우라늄을 허비해야할 정도로 낭비가 심합니다.

그래서 현대 국가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 바로

2) 가스확산법 입니다.

기체 우라늄을 원심분리시키지 않고, 구멍이 많은 벽으로 빠져나오게 할 때 가벼운 U-235가 먼저 나오고 무거운 U-238가 나중에 나오는 성질을 이용합니다.

현재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이 기술을 사용합니다. (북한은 이 기술을 아직 획득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고, 일단 이 방법도 전력을 매우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큰 장점은 없습니다.)

새로운 농축방법으로는 70년대 부터 전세계에서 활발히 연구가 진행된 U-235 분리법 중 하나가 바로 4) 레이저 농축법입니다. 

특정 파장의 레이저를 쏘고, 여기에 U-235와 U-238을 통과시키면, 이 파장대의 레이저가 U-235 의 전자는 떼어내면서 U-238의 전자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방법을 이용하는 방식입니다.

그렇게 U-235 가 전자를 잃으면 (+)의 전기를 띠기 때문에 (-) 전기를 띠고 있는 수집 장치에 U-235만 달라붙게 됩니다.

이 방식은 기존의 원심분리법, 가스확산법에 비해 전력 사용이 획기적으로 줄 뿐만 아니라 사용되는 천연 우라늄의 양도 엄청나게 줄어서 아직도 한참 연구가 진행중입니다.

미국에서는 오히려 이 방법이 보편화될 경우 기술력이 낮은 북한, 이란 등등에서 너무 쉽게 고농축 우라늄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서 오히려 이 기술의 연구를 막은 상태입니다. 

이 레이저 우라늄 농축법은 한 때 우리나라에서도 큰 스캔들을 일으켰습니다. 2000년 8월에, 당시 한국원자력연구소에서 가돌리늄이라는 특수 금속을 농축하는 실험이 진행되었습니다.

성공적으로 연구가 끝나고, 실험 장비 및 시설들을 폐쇄해야할 상황에서, 여기서 폐쇄하였다가는 대한민국에서 더 이상 농축 실험은 진행할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한 과학자들이 당시 한국원자력연구소 소장이었던 장인순 소장에게 우라늄 농축 실험을 허가해줄 것을 비밀리에 요청했습니다.

고심끝에, 장인순 소장은 우라늄 농축 실험을 극비리에 허가내었고, 이 사실은 당시 대통령이던 김대중도 모르게, 아주아주 극비리에 진행되었습니다.

(결국 2004년 국제원자력기구인 IAEA 사찰에서 걸리게 됩니다.)

그 때 사용한 방법이 위의 레이저 우라늄 농축법이었고, 첫번째 실험에서는 17% 농축 우라늄을, 두번째 실험에서는 77% 농축 우라늄을 얻는 데 성공하게 됩니다. 농축한 양이 0.2g 으로 아주 미미하지만, 생산량은 시간 및 연료의 문제일 뿐이고 고농축 우라늄을 만드는 데 큰 의의가 있습니다.

암튼, 우리나라도 우라늄 농축을 할 수 있고 맘만 먹으면 언제든지 핵폭탄을 유사시에 개발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뜻입니다.

아래는 우라늄 농축과 관련해서는 얼마 전 큰 이슈가 된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에 대해 간단히 소개한 그림입니다.

기존의 우리나라는, 우라늄 농축이 일절 불가능하고, 사용후 핵연료의 재처리도 아예 불가능했습니다.

24일에 가서명된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안에선, 우리나라가 20% 이하의 저농축 및 핵연료의 재처리가 가능하도록 개정되었습니다.

우리로써는 매우 기쁜 일이고, 고농축은 여전히 하지 못하고 여전히 미국의 구속을 많이 받는다는 한계가 있지만 우리나라의 핵 자율권을 상당 부분 얻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